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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야기
제1부 그 땅의 사람들
이스라엘과 아랍 분쟁의 뿌리

 불길한 예언 (창 25:23)

이삭의 아내 리브가는 아이를 못낳는 여자였다. 리브가가 아기를 낳지 못하므로, 이삭은 주께 안타깝게 기도했다. 드디어 주께서 남편 이삭의 기도를 들어 주셔서 아내 리브가는 아기를 임신하였다. 그러나 뱃속에 든 두 아이가 서로 싸우므로 리브가는 너무나도 괴로웠다. “이렇게 괴로워서야, 내가 어떻게 견디겠는가?”하면서 주께 그 까닭을 물었다. 그때 주께서는 리브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두 민족이 너의 태 안에 들어 있다.

         너의 태 안에서 두 백성이 나뉠 것이다.

         한 백성이 다른 백성보다 강할 것이다.

         형이 동생을 섬길 것이다. (창 25:23)

 

달이 차서 낳고 보니 쌍둥이였다. 선둥이는 살결이 붉은데다가 온 몸이 털투성이었다. 후둥이는 선둥이의 발꿈치(야곱)를 잡고 나왔다. 그래서 이름을 “발꿈치”(야곱)라고 했다. 쌍둥이는 커서, 형 에서는 사냥꾼이 되어 산과 들로 쏘다녔고, 동생 야곱은 성질이 차분하여 천막 안에 머물러 살았다. 아버지 이삭은 에서가 사냥해 오는 고기에 맛을 들여 에서를 사랑했고, 어머니 리브가는 야곱을 더 사랑했다.


 두 형제의 갈등

1) 사고 판 장자의 상속권 (창 25:29-34)

어느 날 에서가 사냥에서 돌아왔는데, 야곱은 죽을 끓이고 있다. 배가 고픈 에서는 그 “붉은(에돔) 죽” 좀 먹게 해 달라고 한다. 동생 야곱은 형이 가지고 있는 맏아들의 상속권을 자기에게 양보하면 죽을 주겠다고 한다. 형은 그러라고 하고 죽을 받아먹는다. 그 죽의 색깔이 붉다(에돔)고 해서 에서의 이름을 달리 에돔이라고도 부른다. 장자의 상속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이 후일 큰 화근이 될 줄을 그는 전혀 모른다.

 
2) 동생이 형이 받을 복을 가로 챔 (창 27:1-46)

어느 날 아버지 이삭은 큰 아들 에서를 시켜 사냥을 해 오게 한다. 그것을 먹고, 죽기 전에 큰 아들에게 정성을 쏟아 복을 빌어 주려고 한다. 남편 이삭이 큰아들 에서에게 하는 말을 엿들은 리브가는 작은 아들 야곱을 시켜 형 행세를 하게 한다. 야곱은 형 에서처럼 분장하고 어머니 리브가가 요리해 준 염소 고기를 들고 아버지 이삭을 대접한다. 대접을 받고 난 이삭은 야곱이 에서인 줄 알고 그에게 복을 빌어 준다.

 

          여러 민족이 너를 섬기고,

          백성들이 너에게 무릎을 꿇을 것이다.
          너는 너의 친척들을 다스리고,

          너의 어머니의 자손들이

          너에게 무릎을 꿇을 것이다.

          너를 저주하는 사람마다 저주를 받고,

          너를 축복하는 사람마다 복을 받을 것이다. (창 27:29)

 

이런 줄도 모르고 에서는 사냥해 온 고기로 별미를 만들어 아버지께 바친다. 그러나 이미 축복이 야곱에게 베풀어진 다음이다. 지난 번에 맏아들인 자기의 장자권을 빼앗던 일이 생각난다. 이번에는 또 아버지에게 받아야 할 맏아들의 축복마저 동생이 가로채 가고 만다. 동생 야곱이 죽이고 싶도록 밉다. 아니 오히려 자신이 결국 명실상부하게 동생이 돼 버린 것을 뒤늦게나마 깨닫는다. 남은 복이라도 빌어 달라고 애원하는 에서에게 이삭은 이렇게 말한다.

 

          네가 살 곳은

          땅이 기름지지 않고,

          하늘에서 이슬도 내리지 않는 곳이다.

          너는 칼을 의지하고 살 것이며,

          너의 아우를 섬길 것이다.
          그러나 애써 힘을 기르면, 너는,

          그가 네 목에 씌운 멍에를 부술 것이다. (창 27:39-40)

 

형 에서는 동생 야곱을 죽이기로 마음먹는다. 아버지 이삭이 세상을 뜨면 곧 동생을 죽이리라 다짐한다. 이런 기미를 눈치 챈 리브가는 한꺼번에 두 아들을 잃을까 두려워 아들을 서로 떼어놓는다. 야곱을 아람사람 라반의 집으로 보낸다. 라반은 리브가의 오라버니이다.

 

 두 나라

서로 갈라져 사는 동안 두 집안은 점점 불어나고, 두 사람은 드디어 두 민족의 조상이 된다. 야곱의 열 두 아들들은 이스라엘 자손이 되어 이스라엘 민족을 이루고, 에서의 자손들은 에돔 민족의 조상이 된다. 두 형제가 별거한 지 20년만에 잠깐 동안 다시 만난 일이 있지만 (창31:33), 그 때까지도 야곱을 향한 에서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는다. 야곱의 선물 공세가 에서의 마음을 진정시킨 것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형제는 드디어 갈라져 두 민족이 된다.

 

1) 이스라엘에게 길을 내주지 않음

이스라엘과 에돔 사이의 첫 마찰은 이스라엘의 출애굽 직후에 발생한다. 출애굽 이후에 가데스까지 온 이스라엘은, 에돔 땅을 지나 가나안으로 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에돔왕에게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에돔 왕은 이스라엘의 요구를 거절한다. 이스라엘은 두고두고 이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민 20:14-21)

 

2) 에돔 저주 (오바댜 1-21절)

그 후 이스라엘과 에돔, 두 나라가 어떤 관계를 맺고 지냈는지 그 상세한 점에 이르기까지는 알 수가 없다. 분명한 것은 이 두 나라가 철천지 원수였다는 것이다. 에돔이 이스라엘에게 당한 억울한 일도 많고, 거꾸로 이스라엘이 에돔에게 당한 잊을 수 없는 일도 많다. 오바댜서 10-15절에는 이스라엘이 형제 나라 에돔을 저주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열거되어 있다. 이스라엘이 기억하고 있는 에돔의 죄란, 바빌론이 예루살렘을 에워싸고 침략해 오던(주전 586년) 그 날, 에돔이 침략군 편에 서서 한 형제인 야곱의 후손을 무참히 죽인 것이다. 바빌로니아 군이 예루살렘 성문을 부수고 밀려들어 약탈하여 서로 나누어 가지던 날, 에돔은 이스라엘을 돕기는커녕 도리어 바빌론군들과 한 통속이 되었다는 것이다. 동기인 이스라엘이 재난을 당하는데 에돔은 고소하게 여기고, 유다 백성이 망하는데 흐뭇해하며, 유다 백성이 도망치는데 길목을 지켜 섰다가 쳐죽이며, 몸을 뺄 수 없는 궁지에서 겨우 살아 남은 자마다 침략군의 손에 팔아 넘겼다는 것이다.
  
에돔이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왜 그랬을까도 생각해 본다. 일방적으로 에돔 사람들만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몹쓸 짓을 했을까? 도대체 유대 사람들(이스라엘)이 에돔 사람들에게 어떻게 했기에, 즉 얼마나 악하게 했기에, 유대 사람들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에돔 사람들이 그처럼 앙갚음을 했을까를 생각해 본다. 돌이켜 보면, 에돔은 다른 아랍 나라들(블레셋, 모압, 암몬)과 함께 다윗에게 정복되어 강제로 다윗 왕국에 합방되었던 적이 있다. 구한말 융희 4년(1910) 8월 29일, 일본에게 강제로 합방을 당했던 경험을 가진 우리가, 국권을 일본에게 빼앗겼던 국치(國恥)의 역사를 기억하면서, 같은 입장에서 에돔의 역사적 경험을 생각한다면 에돔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 다윗은 에돔을 침략하여 다윗 제국에 합방시켰고, 다윗의 아들 솔로몬은 에돔에게 무거운 조공을 바치게 했었음이 틀림없다.


 이사야의 꿈 (사 19:16-25)


에서의 나라, 그리고 그와 관련된 나라들이 오늘의 아랍 민족들이다. 시오니즘 운동의 결과 흩어져 있던 이스라엘 사람들 곧 디아스포라가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오면서부터 다시 이스라엘과 아랍 사이에는 역사 깊은 갈등과 불화와 충돌이 재발되었고, 지금도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역사의 와중에서도 일찍이 창세기 12장 1-3절을 쓴 성서 기자는 이스라엘이 그 이웃 아랍 민족에게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모든 민족에게 하나님의 복을 전달하는 복의 매개체가 될 것을 내다본 바 있다. 그 후 예언자 이사야는 창세기의 것보다 더 놀라운 꿈을 꾸었다. 그것은 이스라엘과 아랍 민족이 곧 화해하고, 한 하나님을 섬기면서, 그들이 함께 이 세계 모든 나라에 하나님의 복을 전달하게 될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그날이 오면,

          이스라엘과 이집트와 앗시리아,

          이 세 나라가 이 세상 모든 나라에

          복을 주게 될 것이다.

          만군의 주께서

          이 세 나라에 복을 주며 이르시기를

         “나의 백성 이집트야,

          나의 손으로 지은 앗시리아야,

          나의 소유 이스라엘아,

          복을 받아라” 하실 것이다.

          (사 19:2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