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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 시대의 설교
이주연 <기독교사상 편집부장(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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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1세기적 정보 사회를 열어 가는 멀티미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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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000년 동안의 문명사를 살펴보면, 20세기 중엽까지 문명을 이끌어 온 미디어는 말과 문자와 활자였다. 19세기초에 이르러 전신을 사용하기 시작하였으나, 20세기 중엽에 이르러 라디오 영화 TV가 미디어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중심적인 미디어는 여전히 말과 문자와 활자였다. 그러나 이윽고 1980년대 이르러 퍼스널 컴퓨터가 크게 보급되기 시작하더니 1990년대를 넘어서자 컴퓨터가 TV와 전화 그리고 다른 정보통신시스템과 결합되면서 미디어의 발달은 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변화의 속도는 문명의 변천의 속도와 연속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좀더 살펴본다면, 현인류는 수렵시대와 농경시대와 산업시대를 거쳐 이윽고 정보시대에 진입하였는데, 이러한 역사는 약 500만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진행되어 온 과정이었다. 이를 30일로 축소하여 살펴보면, 수렵시대는 29일 22시간 30분 동안 지속되었고, 농경시대는 1시간 27분, 산업시대는 1분 50초 동안 유지되었다가 이윽고 50초 전에 정보사회가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산술적 비유는 인류역사의 변천이 얼마나 큰 가속도를 가지고 변화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현실은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빠른 가속성을 가지고 있음을 주시해야만 한다. 그러기에 평범한 생활인들은 자신들이 미래를 향하여 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가 자신들에게 들이닥치는 양태로 충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다가오는 <미래의 충격>은 지난날 인류가 겪은 종교개혁이나 프랑스 혁명, 산업혁명이나 볼셰비키 혁명의 결과와 비교될 수 없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미래학자 드럭커는 21세기는 과거 사회와는 상당부분 비연속성을 띠는 질적으로 전혀 새로운 사회가 될 것을 예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속적 변화와 질적으로 전혀 다른 세계를 열어가고 있는 주동력은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의 상상력(Imagination)과 하이테크(High-Technology)가 결합하여 만들어내는 정보통신의 혁명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멀티미디어일 것이다. 이미 디지털화하기 시작한 멀티미디어는 정보통신분야에서 컴퓨터와 여러 가지 통신 기기들을 연결시켜서 문자와 소리, 화상과 동화상의 정보를 대량으로 순식간에 시공간을 뛰어 넘어 주고받거나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그러기에 멀티미디어는 TV와는 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멀티미디어의 보급은 PC를 TV나 오디오처럼 가전제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화 하고 있으며, 가격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곧 일반화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멀티미디어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살아갈 수 없는 <제3의 자연>이 될 것이며, 마침내 사람들은 브라운관 모니터 앞에서 "손가락 끝에서 모든 정보가(Information at your fingertips)!"(빌 게이츠) 나오는 시대를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정보고속도로(Information Super Highway)가 실현되면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의 양태를 충격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며,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을 바꿈으로써 대인관계방식과 사람의 의식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곧 브라운관 모니터를 상대로 생각하고 느끼고 판단하며, 인생과 사업을 설계하게 되는 뉴미디어식 사고를 하게 될 것이고, 뉴미디어식 삶을 연출하게 될 것이며, 종국엔 브라운관 모니터를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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