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네이스비트(John Naisbit)는 하이테크(High-Tech)는 하이터치(High-Touch)를 부른다고 말한다. 이는 새로운 기술이 사회에 영향을 주게 되며, 이 영향에 대하여 사회가 반응하게 되는데, 이 반응이 전개되는 조정 과정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멀티미디어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의 의식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어떠한 하이터치를 전개하겠는가?
이미 오래 전, 지배적인 매체의 변화를 통해 문명의 변화를 말한 맥루한(M.McLuhan)은 인쇄 매체 중심의 시대가 인간의 다섯 감각중 시각을 비대화시켜 직선적 사고와 합리주의, 자본주의를 낳았으며, TV 등 영상 전자 매체 시대에는 음성과 청각, 만짐과 촉각 등의 감각이 총체적으로 부활할 것을 예견하였다.
존 네이스비트에 의하면, 제1세대 브라운관 모니터 미디어인 TV이가 출현하자, 동시적으로 놀랍게도 미국 사회에서는 집단요법 운동, 초월명상, 요가, 선(禪)이 등장하였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이는 감각적이며 직접적인 자극을 주는 영상매체가 익숙해짐에 따라 사람들이 감각적이며 직접적인 체험을 중시하고, 발전된 기술의 영향으로 인간 자신에 대한 가능성을 신뢰하여 잠재력을 개발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유니미디어인 TV의 영향이 이러하다면 차원이 전혀 다른 높은 차원의 멀티미디어의 영향은 어떠하겠는가? 그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미래의 충격이 될 것은 자명하다. 이미 간략하게 나마 앞에서 살핀 것처럼 현재의 멀티미디어는 고음질의 오디오와 문자와 고화질의 영상과 동화상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정보를 대하게 될 때에는 논리적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정적이며 직접적이며 감각적인 의식의 편향성을 가지게 할 것이다. 그리고 책과는 달리 대단히 빠른 속도로 정보가 전달됨으로써 속도감을 지닌 직관적인 사고를 하게 만들 것이다.
이같은 사고 유형의 전환은 영상세대인 소위 X세대의 사고 유형과 생활양태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 신세대의 특징을 PANTS 신드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첫째 개인적(Personal)이며,
둘째 흥미본위(Amusement)이며,
셋째 자연스러움(Natural)을 선호하며,
넷째 성별구분이 모호하며(Transborder),
다섯째 자기 사랑(Self-Loving)에 몰입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향은 멀티미디어 시대에는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이라 할 것이다.
멀티미디어에 대하여 좀더 생각해 보자면, 멀티미디어는 현재 인공위성과 결합되어 동시 다발적으로 전세계에 공급 가능한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 인터넷 사용자만도 4000만명에 이르게 되어 곧 전세계가 거미줄처럼 통신망이 긴밀하게 연결될 것이다. 이것은 국가 단위나 국지적인 사고를 벗어나 지구촌식 사고(Global Thinking)를 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이윽고 정보고속도로가 실현되면 재택근무가 일반화될 것이며, 이것은 집단주의적 사고를 약화시키고, 개인주의적인 사고를 더욱 강화하게 할 것이며, 아울러 지구적인 차원에서 각 개개인이 네트워크로 연결됨으로써, 지구 공동체적인 의식을 확산시켜 갈 것이다. 이는 곧 지구적 차원의 버츄얼 커뮤니티(Virtual Community)가 형성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멀티미디어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만들어 나가기 때문에 현실과 비현실 혹은 실재와 상상의 세계의 벽을 모호하게 만듦으로써, 사람의 의식은 신비주의적인 세계에 대하여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게 할 것이다.
우리의 과제는 이러한 성향에 대하여 어떠한 설교의 하이터치를 통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복음의 내용을 전달하며, 어떠한 신앙의 유형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 어떠한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혹은 설교)할 것인가 하는 커다란 <미래의 충격>앞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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