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사회에서는 멀티미디어(Multimedia)란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으나 사용하는 사람마다 그 의미가 동일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범위도 매우 다양하다. 이렇게 우리사회가 멀티미디어란 용어에 대해 고정적인 정의를 공유하고 있지 못한 이유는 이 용어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개념들이 추가되어 나아가는 역동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멀티미디어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미디어와 그 특징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멀티미디어가 갖는 특징은 디지털화(digitalization)이다. 디지털방식으로의 전환은 아날로그방식의 기존미디어와는 달리 문자, 그래픽, 영상, 음성 등의 다양한 정보를 컴퓨터로 처리하여 이들을 동시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둘째, 서로 다른 종류의 정보를 합성하는 통합성(integration)을 갖는다. 종래에는 문자, 음성, 영상이 각기 다른 전용장치로만 이용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멀티미디어 기술의 도입으로 하나의 소프트웨어, 하나의 프로그램, 하나의 기기로 세 가지 종류의 정보를 동시에 기억하고 조작할 수 있게 되었다.

셋째, 기존 미디어와는 달리 디지털화된 다양한 정보를 표시, 전송할 때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성(interactivity)을 특징으로 한다. 이는 수동적인 정보수집에서 탈피한다는 의미로 혁신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멀티미디어의 개념 속에는 세 가지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즉 단말기 개념으로서의 멀티디미어(신문, 방송, 전화 등), 정보의 표현형태로서의 멀티미디어(문자, 데이터, 도형, 정지화, 동화 등), 정보의 전송로서의 멀티미디어(초고속정보통신망 - information superhighway) 등이다.

이상과 같은 멀티미디어의 특성을 종합해 볼 때, 멀티미디어란 컴퓨터, 통신, 가전 등을 하나의 기기로 통합한 특징을 갖는다. 그리고 이 기기를 통하여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디지털 신호로 가공, 저장, 편집하여 전송하는 체계를 가진 종합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멀티미디어를 산업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때는 하드웨어와 네트워크 등으로 나누어 논의할 수 있다. 하드웨어 상품이라고 하면 기기 그 자체로서의 하드웨어와 이들 기기에 탑재되어 이런 기기들을 가동시키거나 정보를 처리하는데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를 포함한다. 멀티미디어 PC, 휴대용 단말기, CD, CD-I, CD-ROM, 셋톱박스(Set Top Box) 등이 있다. 반면 네트워크 상품이란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통한 네트워크로 PC통신, CATV, VOD(VDT) 등이다. 문제는 이런 멀티미디어가 어떤 미디어를 중심으로 발전해 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즉 기존의 미디어인 TV가 중심이 되어서 다른 부수적인 기능들을 흡수하여 발전해 갈 것인가, 아니면 PC통신이나, CATV 등 통신망을 중심으로 다른 기능들이 흡수되어 갈 것인가는 현재까지 분명하지 않다.

이와 같이 새로운 기술의 보급에 따라 여러 가지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정보산업 분야에서는 24시간 동안 어느 때라도 독자가 희망하는 기사만을 단말장치에 송신할 수 있는 이른바 맞춤신문이 등장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희망하는 영화 등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전송할 수 있는 VOD(Video On Demand)등이 이미 등장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유통산업이나 제조업체에서는 SOD나 MOD라는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다. 따라서 이들 멀티미디어 서비스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갖게 된다. 즉, 대중을 대중으로 하는 서비스로부터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로의 전환, 예정된 스케줄 서비스로부터 주문받는 서비스로의 전환, 그리고 제공자 주도에서 이용자 주도(user initiative)로의 전환이라는 공통점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