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시대의 돌입에 따른 정책방향에 대하여 선진방송발전정책 연구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7가지로 그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① 국민의 다양한 채널선택권 보장, ② 공민영 방송의 균형적 발전, ③ 지상파, 케이블TV, 위성방송간의 균형적 발전, ④ 제반 방송운영 여건의 성숙정도에 따른 단계별 정착, ⑤ 안정적 수용자시장 확보, ⑥ 관련 뉴미디어개발과의 유기적인 연계성 유지, ⑦ 방송의 세계화추세에 능동적 대응 등이다.
이런 기본방향을 적절한 방향설정으로 이해하면서도 필자가 관심을 갖는 부분은 편성체계를 어떻게 수립하느냐는 점이다. 즉, 공민영 혼합방식으로 방송이 다원적으로 구성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는 하지만, 과연 어떻게 채널을 배분하고 구성하느냐는 문제와 채널별 수용에 따른 프로그램의 공급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점이다.
특히 방송소프트인 프로그램의 수요공급문제는 현단계에서는 묘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성방송 운영에 필요한 프로그램의 수요는 최초 도입단계의 채널 수와 방송시간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재방영비율을 50%로 설정하고, 외국프로그램 방영비율을 30%로 설정할 경우 연간 4,000여 개에서 24,000여 개의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위성방송의 프로그램 공급계획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상파 방송, 케이블 TV, 위성방송 등 모든 방송미디어의 프로그램 수요를 총체적으로 고려하여 적절한 공급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외국 프로그램 비율의 탄력적인 운영과 독립프로덕션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방안, 그리고 영상물의 다단계유통(window effects)방안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위성방송시대의 돌입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양상을 가속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전송로의 구조변화와 같은 기술적인 변화는 다음과 같은 현상을 촉발할 것이다. ① 전송로와 컴퓨터의 외부적, 내부적 결합 ② 전송로의 디지털화 ③ 전송로의 대용량화 ④ 동일 전송로의 다목적 공용화, 결합화, ⑤ 이중 전송로의 복합화, 결합화 등이다. 그런데 이런 전송로의 구조변화로 나타나는 방송과 통신의 기술적 융합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성으로 구체화 될 것이다.
① multimedia network : 망의 결합 ② multi-service network : 동일한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다른 공급업자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③ multi-functional terminals : 하나의 기기를 통해 컴퓨터, 커뮤니케이션, 영상 기능을 하나로 묶음
결국 기술적 발전은 정보서비스가 어떠한 경로를 통해 수용자에게 전달되는가를 결정하는 선택의 폭을 확장시키게 된다. 그러나 새로운 서비스의 성공을 결정하는 요소로서 서비스의 가격, 질, 마케팅, 수요, 그리고 정부의 법적규제가 작용하게 될 것이다.
위성방송의 도입은 이미 방송을 시작한 케이블 TV와 함께 멀티미디어시대를 촉발하게 되었다. 멀티미디어의 개념과 그 폭이 관점과 입장에 따라 다양한 현실에서 우선 방송과 관련된 부분만을 중심으로 그 형식과 내용을 검토하기 위해서 한 사례로서 스웨덴의 방송사업자 STV(Sveriges Television)가 발표한 프로토타입을 제시할 수 있다. 이것은 TV화면에 5개 내지 6개의 창으로 구성되어 있고, 펜형식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멀티미디어프로그램을 조정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VCR이나 CD-ROM 등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장치와 컴퓨터를 결합시키고 이를 다시 TV와 연결한 것으로서 컴퓨터가 디지털방송을 데이터를 수신한 후 컨버터를 통해 컴퓨터의 출력을 TV모니터로 보내는 형식으로 동작한다.
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멀티미디어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기술은 무자, 음성, 영상 등 모든 정보가 통합적으로 처리되는 디지털기술이다. 디지털방송이 이루어지면 방송국에서는 방송의 원래 목적인 디지털 영상신호를 전송하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형태의 공공대상 또는 개인대상의 서비스를 위해 별도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이 용이해 질 것이다.
이러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기존의 서비스와 다른 것은 시청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한다는 점인데, 이런 서비스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실시간 서비스개념에서 탈피하여야 한다. 이것은 별도 정보의 처리, 저장, 가공이 비실시시간으로 이루어져서 시청자가 원하는 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멀티미디어방송의 또 다른 핵심기술은 양방향성이 보장되는 방송네트워크의 구성이다. 통신분야의 ISDN과 마찬가지로 디지털화한 각종 방송서비스를 다중의 형태로 하나의 전송로를 통해 전송하고자 하는 ISDB를 실현하고자 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이 위성방송시대의 돌입은 분명히 이런 서비스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멀티미디어시대에 방송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제작력의 향상을 통한 우수한 소프트를 만드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다. 이와 관련하여 수용자의 성격과 태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예측하는 일이 중요하다. 수용자의 관심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사실보다는 자신이 선택가능한 프로그램의 범위가 얼마나 넓어졌는지, 수신기의 조정은 얼마나 편해지고 기능은 얼마나 다양해졌는지, 컴퓨터 등 다른 장비와도 결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얼마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지에 있는 것이다.
아울러 수용대상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멀티미디어시대에는 자동차로 이동중인 사람도,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도 시청자로 포함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법적, 제도적인 측면에서 기존의 제도를 개선하거나 정리하고 정보통신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효율적인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멀티미디어사회가 경쟁력확보라는 측면만을 중시한 나머지 정보소외지역이나 정보소외계층이 발생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멀티미디어시대는 이러한 배려도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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