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시대로 접어든 세계에서 우선 목회자 자신이 컴퓨터를 배우고 활용함이 중요하다. 멀티미디어란 용어 자체가 바로 컴퓨터가 문자나 기호만이 아닌 영상, 음성, 동화상을 함께 다루게 되면서 생겨난 것이다. 따라서 목회자가 컴퓨터를 활용하지 못하면 멀티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급속하게 변하는 정보시대의 추이에 관심을 갖기 어려울 것이고, 목회 전반에 대한 효율적인 운영이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멀티미디어 시대에 적극 대응하는 교회가 되기 위한 첫발은 목회자 자신이 컴퓨터를 목회에 적극 도입하여야 할 것이다.
1) 목회자 개인의 컴퓨터 활용
구체적인 사례를 위하여 나 자신의 컴퓨터 활용을 간단히 소개 하고자 한다. 나의 모든 설교 준비와 원고 작성과 일기와 PC 통신과 자료 관리 등이 컴퓨터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컴퓨터가 없이는 거의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내 책상은 컴퓨터가 차지하고 있어서 엎드려 글을 쓸 공간이 없다. 또 펜으로 글씨를 쓸 필요가 없기도 하다. 모든 것을 컴퓨터의 워드 프로세서(Word Processor:약자 WP)로 작성을 하기 때문이다.
지금 컴퓨터로 하는 일은 WP를 사용하는 것과 자료 관리와 PC통신을 하는 일이 주이다. 목사에게 있어 이들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고 사실상 그 이상의 것은 별로 필요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사 개인에게 있어 컴퓨터는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우선 설교 작성에 있어 WP는 아주 편리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깨끗한 원고가 인쇄되어 보관되면 참으로 기분이 좋다. 내 설교 파일이 현재 B5 Binder로 48개이다. 1976년 말에 안동교회에 부임하여 약 1년간은 만년필로 설교를 작성하였다. 그러다가 77년 12월부터는 한글타자기를 사서 타자로 설교를 작성하였다. 그러다가 1990년 9월부터 컴퓨터로 작성하기 시작하였다. 설교 원고가 입력되어 보관되면 설교집을 발간할 때 직접 편집하여 디스켓만 넘겨주면 곧 설교집이 출판되어 나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통신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제공할 수 있다.
설교 8백편의 본문과 제목을 모두 입력하여 정렬하여 출력하였다. 첫 번째는 제목을 가나다 순으로 출력하고 다음으로는 구약성경 순서대로, 그리고 신약성경 순서대로 출력하고 다음으로는 구약성경 순서대로, 그리고 신약성경 순서대로 출력하여 놓았다. 언제든지 쉽게 나의 설교를 찾을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가끔 부탁받아 쓰는 원고나 혹은 강연 원고도 물론 워드로 작성된다. 워드의 편리함은 원고를 보내는데도 위력을 발휘한다. 원고를 보내는 방법이 대체로 네 가지 길이 있는데, 첫째는 원고를 출력하여 FAX로 보내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이 방법을 주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요즈음은 워드 프로그램 안에 팩스 보내기가 있어서 그것을 이용하면 더욱 간편하다. 컴퓨터에 모뎀을 달아 놓았기 때문에 직접 상대방 팩스로 전화를 걸어 보내면 바로 전송이 된다. 그리고 세 번째 방법은 상대방이 정보은행 즉 천리안이나 하이텔 같은 정보통신 시스템에 가입이 되어 있을 경우 통신을 통해 보낼 수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방법은 <글 2.5> 워드 프로를 가지고 있을 경우 컴퓨터에서 컴퓨터로 직접 파일이 전송이 가능하다. 아직은 상대방이 모뎀이 없거나 통신에 대해 모르거나 할 경우가 있지만, 앞으로는 출판사나 잡지사나 원고를 청탁하고 받는 곳이며 필수적으로 이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집에 앉아서 상대방에게 원고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시간의 절약과 편리함을 준다.
다음으로 자료 관리이다. 나는 한국교회정보센터의 고문으로 있으면서 그곳 자료 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86년부터 설교자료와 예와 자료를 회원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간 보내준 자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급하였다. 주제어나 성경 본문을 입력하면 관련된 설교나 예화 자료 및 참고자료들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있게 해준다. 또 내가 정리한 자료들도 거기에 함께 입력하여 이용할 수 있다. 그 외에 PC 통신을 통하여 자료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그외에도 성경 프로그램들이 속속 개발되어 나오고 있는데, 구약 히브리 원문과 신약 헬라어 원문을 비롯하여 영어성경의 여러 가지 번역과 한글 성경 몇 가지 번역이 함께 검색이 가능하며 여러 가지 편리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보다 다양한 주석과 주해가 첨부된 프로그램이 개발될 수 있고, 덧붙여 성서사전까지 곁들여져 CD-rom으로 발간된다면 목회자에게 있어 그보다 더 좋은 자료는 없을 것이다.
2) 기독교 데이터 베이스 구축의 필요성
컴퓨터 통신에 대해서도 혼자 배워가지고 이용하였다. 처음에 데이콤의 천리안에 가입을 하였다. 거기에 기독교 동호회로 한국컴퓨터선교회(KCM)가 있어 주로 그곳을 이용하여 자료도 받고 올리기도 하였다. 통신을 하면서 컴퓨터 통신의 가치가 어떤 것인가를 점차 깨닫기 시작하였다. 수 많은 정보들이 함께 축적되면서 누구든지 자유롭게 그것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정보가 빈약하다는 사실이었다. 목회에 필요한 정보가 별로 많지 못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면서, 기독교 정보 축적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지금 세계는 바로 데이터 베이스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정보들이 언제든지 이용 가능하게끔 정리된 상태가 바로 데이터 베이스라면, 지금 우리가 서둘러야 할 일은 바로 이 데이터 베이스의 구축이다. 신문사들이 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부지런히 모든 신문기사를 데이터 베이스로 만들고 있다.
나는 설교 준비를 위하여 종종 신문사의 정보를 이용한다. 절제에 관한 설교를 준비하면서, 천리안에 연결하여 조선일보나 한겨레 신문 최근 몇 달의 기사 가운데서 "과소비"를 다룬 기사를 검색하였더니 상당히 많이 나왔다. 개중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기사만 받아가지고 출력하여 참고하였다. 과거에는 일일이 신문 스크랩을 만들었고, 그 스크랩들을 일일이 뒤져보아야만 했는데, 지금은 간단히 내가 원하는 자료들을 찾아 낼 수 있다.
그런데, 일반 데이터 베이스 구축은 정부가 지원하고 있지만, 기독교쪽에는 누구도 이 일에 대하여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 지금 다만 한국 컴퓨터선교회가 천리안과 하이텔에 기독교 정보란을 계약하고 성경과 설교, 예화, 신학일반에 대하여 그리고 기사연 자료 목록과 교회 주소록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너무 빈약하여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데이터 베이스 구축은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하는 분야로 당장은 투자한 자본이 회수되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대한 이해를 가진 교회들이 이를 도와주어야 할텐데 아직은 요원한 것 같다.
교회들은 정보화 사회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목회를 하며 선교를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연구하며 투자해야 할 때이다. 우리가 지금 선교사를 한 사람 파송하는 만큼의 선교비를 기독교 데이터 베이스 구축에 쏟아 붓는다면 기독교 전반에 걸친 질적 향상이 이루어질 것임에 틀림이 없다. 이는 마치 거대한 도서관을 건축하고 거기에 방대한 양의 도서를 정리하는 일과 같다고 하겠다.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라 하겠다.
만약에 전국 신학교 도서관 도서 목록이 모두 데이터 처리되어 있다면 이를 필요로 하는 자료가 있는지 검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불행하게도 모든 신학대학교 도서관이 컴퓨터화 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도 장신대는 일찍이 컴퓨터에 모든 도서 목록이 정리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을 필요로 한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여 검색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현재 대한성서공회가 설립한 성서학문헌정보자료실에는 성서학에 관한 많은 도서와 정기간행물이 수집되어 그 목록이 모두 데이터베이스화되어 있어 쉽게 찾고자 하는 책을 검색하여 볼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하여서도 검색이 가능하다.
대한기독교서회가 그간 발간된 <기독교사상>의 모든 논문들을 입력하여 주제별로 분류하여 데이터 베이스화 하면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이런 식으로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 베이스가 만들어진다면, 그래서 그것이 공개된다면 목회자들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평신도들도 자유롭게 신학과 신앙에 관한 자료들을 자유롭게 이용하게 될 것이다.
최근 신문보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서울대 사회대학이 『사회과학정보센터』라는 전자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오는 관련 서적의 본문을 완전히 전산화하는 것이 목표로서, 전산화된 자료는 학내 뿐만 아니라 초고속정보통신망을 통해 국내외의 모든 연구자들에게 제공될 계획이라고 한다.
이 사업이 완성되면 집에 앉아서도 도서관의 서가를 돌아다니는 것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간단한 서지정보만 전산화돼 있었기 때문에 핵심단어를 입력해 도서목록을 뽑은 후에는 일일이 책을 찾아 뒤져봐야 했다. 그러나 전자도서관에서는 본문 전체를 검색하므로 필요한 정보가 있는 페이지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
디지털 자료이므로 대출이라는 개념도 사라진다. 자료를 다운로드 받는 것이 대출과 비슷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책을 보는 동안 기다릴 필요는 없다. 수천명이 동시에 같은 자료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도서보관장소가 필요없고 도서의 영구적인 보존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미국에서는 뉴욕시립도서관이 이번 가을 세계 최대규모의 컴퓨터통신망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컴퓨터 보유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전자도서관을 개관한다. 전자적 이용을 전제로 한 본격적인 전자 도서관 건설은 뉴욕시립도서관이 세계 처음이다.
이런 전자도서관을 한국 교회가 연합하여 건설한다면 놀라운 선교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이 이런 멀티미디어 시대의 변화에 속히 눈을 떠서 연합적으로 이런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PC통신을 이용하여 목회 상담도 가능하다. 특히 컴퓨터를 사용하는 젊은이들을 상대로 한 목회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다. 주보에 담임목사가 가입한 정보통신사의 ID를 알려주면, 상담자가 원하는 때 언제든지 비밀을 보장받으면서 목사에게 상담할 수도 질문할 수도 있다. chating을 통해서 대화도 가능하다.
요즈음은 멀티미디어 시대로 접어들면서 CD rom이 중요한 매체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대한기독교서회가 앞으로는 CD-rom을 제작하여야 할 것이다. 기독교 대백과사전 같은 것을 CD로 간행한다든지, 신학대학원의 중요한 논문들을 모두 모아 CD로 발행한다든지 좋은 설교들을 모두 모아 발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독교의 무진장한 자료들을 CD-rom으로 출간하는 작업이 앞으로 주어진 교회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요즈음 천리안을 통하여 <인터넷>에 연결이 된다. <인터넷>이야말로 무진장한 데이터베이스의 보고이기에 거기에서 필요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 적극적으로 목회자들이 이 통신을 이용하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