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가 한국에서 그 봉건적인 생활 양식을 지양(止揚)시키면서 현대적인 생활의식(혹은 지성)속에 침잠하여 정신사(精神史)의 새로운 국면(局面)을 지어주었다는 것은 이미 머리말에서 말했거니와 그것이 현대문학에 미친 영향도 주로 정신적인 면, 즉 주제의식(主題意識) 속에 가장 현저하게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성서의 교훈이 생활속에 구체화된 신앙이란 의미에서 본다면 「성서적 정신」이란 말이 될 수 있고, 보다 일반적인 통용어를 빌면 「기독교정신」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그 기독교 정신은 한국의 현대소설의 주제면(主題面)에 어떠한 성격으로 반영되고 있는가? 이것을 검토해보기 위해서 여기서는 비교적 기독교정신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되는 작품들을 추려 그것을 다시 성서적 관점에서 다음의 몇 가지 유형(類型)으로 나누어 보았다.
A. 「사랑」이 주제가 된 작품 B. 「회개」가 주제가 된 작품 C. 반바리새주의 정신이 주제가 된 작품 D. 기타
이상과 같은 분류에는 물론 명백한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지적된 특색 들이 모두 그 작품의 주제면에서 적극적인 의미를 띄고 있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성서적인 의미와 관련되는 요소만을 대상으로 하여 그것을 상대적으로 분류했을 뿐이다. 그러면 이제 그것을 항목별로 검토해 보기로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