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보 격차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은 낮은 입장의 사람에 비해 보다 빨리 정보를 입수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매스미디어가 더욱 많은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 이들 사이의 지식 격차는 확대된다. 즉, 멀티미디어의 이용 가능 여부가 획득하는 정보의 양과 질의 측면에서의 격차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이유로는, 첫째 멀티미디어 장비의 구입과 이용에는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둘째 이유로는 고등교육을 받았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도래할 정보사회를 이해하고 멀티미디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멀티미디어를 수용하는 태도도 적극적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셋째, 이러한 적극성을 보이는 사람들은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보다 멀티미디어 기기의 사용에 더욱 익숙하므로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이용 방법을 빨리 습득하여 앞서 나가게 된다. 넷째, 멀티미디어를 지위의 상징으로 간주하는 경향을 들 수 있다. 누구라도 쉽게 살 수 있는 기기가 아니라 고가의 신개발 멀티미디어 장비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그만큼 인정받는 지위에 있음을 나타내는 도구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갖는 것이다. 그 밖에 정보 획득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접촉의 정도, 정보에 대한 선택적인 접촉, 수용, 보유의 차이 등을 정보 격차를 만들어 내는 요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 격차는 지위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남녀 성별의 차이에 따라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멀티미디어 기기를 더욱 능숙하게 조작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정보에 쉽게 노출되며, 자신의 업무를 위해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또한 연령에 따라 정보 격차가 발생하는데, 젊은 사람은 능동적으로 정보 기기의 사용법을 습득하여 정보를 취득하지만, 고령의 사용자들은 사용법을 배우기도 힘들거니와 정보의 중요성이 젊은 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정보 습득을 위해 기울이는 노력이 적기 때문이다.

2. 멀티미디어 사회에의 부적응

이제까지 멀티미디어 이용에 의해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변화하는 것은 물론, 심리적 측면과 육체적 측면 및 사회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영향이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날 때, 일종의 부적응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멀티미디어의 이용이 가장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직장에서는 이미 그러한 조짐이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부적응 현상들을 4가지 범주로 나누어 살펴본다. 먼저 VDT를 많이 사용하는 작업자들의 노동에서 오는 부담 문제를 생각할 수 있다. 하루종일 VDT를 사용하는 작업자들 가운데 VDT증후군을 호소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안구의 피로, 안면홍반 등의 피부 증상, 목덜미와 요추부 통증과 같은 근육·골격계 증상 등을 비롯하여 소화기, 비뇨기, 생식기 장애 및 두통, 현기증, 피로감, 정서 불안정 등 정신 신경계 증상 등이 있다.

둘째, 컴퓨터가 제어하는 생산 현장에서, 종래 직접적인 생산 공정에 관여하던 일로부터 이행하여 간접적인 관리 업무에 종사하게 된 사람들 또는 새로운 방식으로 생산 노동에 종사하게 되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들 수 있는데, 이른바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이 증가하는 것이다. 소외의 개념은 여러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현대의 거대화된 사회·조직·노동에 있어서 비인간화, 분업과 기계화에 수반되는 노동자의 개체화 등, 인간이 거대관리기구 아래에서 구속과 압력을 받아 자아를 상실하는 상태를 소외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소외 상황에 놓인 사람이 체험하는 불만, 체념, 초조, 고독 등이 복합된 감정을 소외감이라 한다.

셋째로 컴퓨터를 많이 이용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을 중심으로 발견되는 컴퓨터 의존증을 들 수 있는데, 이로 인해 대인관계의 중요성이 감소하게 되어 타인과의 상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게 되거나 극단적으로는 대인관계 혐오증을 느낄 수도 있다.

네 번째 부작용으로는 컴퓨터화된 사무실에서 멀티미디어를 이용하며 일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에 적응해야만 하는 문제를 들 수 있다. 이러한 부담이 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쳐 컴퓨터 불안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3. 멀티미디어 사회에의 대처 방안

 가. 컴퓨터 의존증에 대한 대응 방안

컴퓨터 의존증에 빠지지 않고 멀티미디어를 능숙하게 사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멀티미디어에 대한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다. 앞에서 멀티미디어가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였지만, 멀티미디어 사용 시간이 적으면 적을수록 그만큼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멀티미디어 이용시 작업을 잠시 하는 동안만큼은 머리를 비우고 다른 생각을 하도록 시도해 보는 일이다. 언제나 일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사람이 있지만, 적절한 휴식을 취하거나 기분 전환을 하는 것은 비단 멀티미디어의 경우가 아니라 어떤 다른 일을 하는 경우에도 필요한 것이다.

셋째, 다른 사람과 만나기 전에는 마음의 준비를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멀티미디어와의 쌍방향성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다 보면 지나칠 정도로 컨트롤감을 갖게 되어, 모든 일이 자기 생각대로 되는 듯한 착각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원만한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특히 가상 현실과 같은 멀티미디어 서비스와 현실 사이의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멀티미디어 서비스 이용 후에 반드시 잠깐동안의 정리 및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멀티미디어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조금씩 빠져들어 가는 자신을 발견하면, 의식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갖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는 그냥 수신자의 입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야기 해보기도 하고 적극적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동반되어야만 보다 효과가 있을 것이다.

 나. 컴퓨터 불안감에의 대응 방안

컴퓨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첫째,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을 만들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를 긍정적인 입장에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자신의 주관에 따라 변화 과정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

둘째, "컴퓨터는 남성의 것", "컴퓨터는 젊은이를 위한 것"이라는 등의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 것이다. 여성과 고령자는 컴퓨터와 자신이 무관하다고 생각하거나 사용법을 모른다는 이유로 컴퓨터 학습 기회를 반복적으로 놓칠 수 있으며, 반면에 남성은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면 안된다는 심리적 중압감을 느끼게 된다. 즉, 그릇된 고정관념이 멀티미디어 사회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확산될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갖지 않도록 주의해야만 한다.

셋째, 바른 정보를 제공해야만 한다. 컴퓨터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요인은 크게 다섯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이는 컴퓨터 조작에 관한 불안, 컴퓨터 하드웨어 및 전기 계통에 관한 불안, 신체적 악영향에 대한 걱정, 타인의 존재나 타인의 평가에 대한 사회적 불안, 일반적 불안감이다. 이 가운데 하드웨어와 전기 계통에 대한 불안에 대해서는 지식 부족, 인격적 특성 등을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는데, 전자는 적절한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치유될 수 있다. 또한 신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걱정하는 경우엔 정확한 지식을 부여하여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넷째, 컴퓨터 조작 능력에 대해 주위에서 함부로 평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는 스스로의 컴퓨터 이용에 대한 자신감에 따라 컴퓨터 불안감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섯째,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적응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컴퓨터에 대해 관심과 흥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4. 멀티미디어의 효율적 사용 태도

지금까지 컴퓨터 의존증과 컴퓨터 불안감과 같은 부적응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에 관해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멀티미디어와의 만남을 알찬 것으로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검토해 보도록 한다.

첫째, 인간이 컴퓨터를 컨트롤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인간이 컴퓨터에게 지시하고 해야 할 일을 가르치는 것이며, 컴퓨터는 지시된 것만을 행한다는 것을 명확히 한다. 컴퓨터가 스스로 생각하여 작동한다든지, 컴퓨터가 인간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흔히 발견할 수 있는데, 이러한 잘못된 인식은 버려야 한다.

둘째, 컴퓨터는 감정이나 인격을 갖지 않는 단순한 도구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한다.

셋째, 컴퓨터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한다. 실제보다 컴퓨터는 그 힘이 막강하고,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경향이 짙은데, 그러한 생각을 갖지 않도록 한다.

넷째,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또한 인종과 사회적 계층에 관계없이 모든 종류의 사람들이 다양하게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