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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가을 통권 제 53권 3호
한국어에 대한 소견 이환진

  “한국어에 대한 소견(Remarks on the Corean Language)”

                        - 촬스 귀츨라프(Charles Gtzlaff)

 

문학이 발전해 감에 따라 문학에서 사용되는 여러 표현은 일상 언어에서 점점 많이 사용된다. 한자를 국어로 받아들인 나라의 일상 언어가 처음에는 중국어와 사뭇 다르더라도 점점 중국어에 동화되어 간다. 이는 마치 로마제국이 정복한 여러 나라가 라틴어 낱말과 표현을 받아들이면서 점점 라틴어의 방언이 되는 경향과 같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맹 현지인들이 한자를 읽는다 해도 자국어로 설명을 듣지 않고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비록 발음이 전혀 낯설지 않게 들린다고 해도 말이다. 그래서 두 언어가 생겨나게 되는데, 하나는 쓰여진 글자의 소리만을 나타내는 언어이고 다른 하나는 말하고자 하는 생각을 표현하는 언어이다. 후자의 경우를 말하자면, 위에서 언급한 각 나라 사람들은 알파벳을 고안하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언어구조에 엄격히 맞게 적용한다. 이러한 생각은 한국어를 보면 분명하다.


대부분 한국 사람들은 한문을 읽을 수 있지만, 편리하게 사용하려고 한국 사람들은 자신들의 혀에 잘 맞는 알파벳을 받아들였는데, 이론적으로는 일본어 음절 체계와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다. 알파벳 구성은 매우 단순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독창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어에는 15개의 소리 또는 자음이 있는데 이들을 그 글자와 함께 보자면 다음과 같다. ㄱ 가(ka), ㄴ 나(na), ㄷ 다(ta), ㄹ 날(nal), ㅁ 마(mah), ㅂ 파(pah), ㅅ 짜(tsa), ㅇ 아(a, 또는 응아[gna]), ㅈ 짜(tsha), ㅊ 차(cha), ㅋ 카(k’ha), ㅌ 타(t’ha), ㅍ 파(p’ha), ㅎ 하(ha), 오 와(wa). 초성으로 쓰이는 이들 15 글자는 모음이나 이중모음과 조합하여 168 개의 다른 음절을 형성한다. 다음은 11 개의 모음이다. ㅏ 아(a), ㅑ 야(ya), ㅓ 어(o), ㅕ 여(yo), ㅗ 오(oh), ㅛ 요(yoh), ㅜ 우(oo), ㅠ 유(yoo), ㅡ 으(u), ㅣ 이(e)·아(s). 자음들은 때때로 소리가 많이 바뀌기도 하지만 모음은 소리가 바뀌긴 해도 그렇게 많이 바뀌지 않는다. 그 소리는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대부분 듣기 좋게 하려고 바뀌는 소리이다.


(There are fifteen general sounds or consonants; which, with their characters, are, ㄱ ka, ㄴ na, ㄷ ta, ㄹ nal, ㅁ mah, ㅂ pah, ㅅ tsa, ㅇ a, (or gna), ㅈ tsha, ㅊ cha, ㅋ k’ha, ㅌ t’ha, ㅍ p’ha, ㅎ ha, 오 wa. These fifteen being joined, as initials, to the vowels and diphthongs, form a syllabary of one hundred and sixty-eight different combinations. The following are the eleven vowels viz. ㅏ a, ㅑ ya, ㅏ o , ㅑ yo, ㅗ oh, ㅛ yoh, ㅜ oo, ㅠ yoo, ㅡ u , ㅣ e, - a. The consonants appear often to change their pronunciation considerably; and the vowels sometimes do the same, but more slightly. This is generally, if not at all times, for the sake of euphony.)


동아시아의 다른 언어와 마찬가지로 한국어에는 명사 대명사 형용사의 성 수 격에 따른 굴절이나 동사의 활용에 따른 어형변화가 없다. 어형이 변화하는 대신 중국어처럼 위치만 바뀔 뿐이다. 한자의 발음은 한국어와 뒤섞여 있다. 이렇게 현재 사용되고 있는 언어의 대부분이 한자와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두 언어가 결합하여 한 생각을 나타낸다. 따라서 언어가 매우 장황하다. 언뜻 보기에 한국어가 중국어와 현저히 다르고 만주어와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오히려 정반대이다. 중국어가 한국어와 많이 뒤섞여 있고 또한 한국인의 발음기관에 맞게 주형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한자를 읽는 발음에 좀 익숙하기만 하면 전체 문장의 뜻을 추적하여 알 수 있다.


한국어와 일본어는 유사성이 매우 두드러진다. 한국인들은 듣기 좋게 말하기 위하여 글자 하나를 생략하거나 집어넣기도 한다. 한국어는 표현이 아주 풍부한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소리가 너무 딱딱하거나 부드럽지도 않다. 중국어는 때때로 외국인들이 잘 알아들을 수 없다. 절반 정도만 발음하는 소리가 무척 많기 때문이다. 한국어는 글자마다 모두 발음하며 낭낭하게 들린다. 그래서 쉽게 알아들을 수 있다. 한국어의 엘(l), 엠(m), 엔(n), 알(r) 글자는 섞어 사용하기도 하고 호환하거나 위치를 바꾸어서 사용하기도 한다. 한국인들은 매우 근엄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말 역시 특별히 강조하여 발음한다. 한국어의 표현이 풍부한 것은 언어를 통하여 표현할 수 있는 생각이 많기 때문이 아니다. 단지 그 소리가 낭낭하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의 사상은 그다지 풍부하지 않다. 추상적인 사상은 모두 중국어에 들어있는 용어로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곧 한자의 소리를 차용할 뿐 추상적인 생각을 나타내는 토박이말은 없다.


중국인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문명을 받아들인 나라 사람들이 중국어를 계발하려는 노력이 대단하다는 사실은 놀랄 만 하다. 학문적인 성취를 하려는 사람이면 누구나 중국어를 공부하여야 하고, 정부의 관료가 되기 위해서도 중국어를 철저히 공부해야 한다. 이런 상황은 한국도 중국어를 받아들인 다른 나라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이렇게 중국이나 일본보다 문명 면에서 뒤져 있는 나라 사람들은 한자를 일반적으로 잘 알고 있다.


한국 사람들이 여러 방언을 사용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그 언어의 특징을 보면 그럴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한국어로 된 책을 구하려고 노력했지만 구하지 못했다. 사실은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일본을 거쳐 유럽에 소개된 책들은 대개 일본어 책과 똑같이 어려운 구절 군데군데에 설명을 집어넣은 정도이다. (역자 주: 귀츨라프가 본 책은 한글로 토를 붙인 한문 서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접한 한국인들은 중국 고전을 잘 알고 있었다. 이 사실이 그들의 지식이 어느 정도인가를 보여주는 듯하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인들은 틀림없이 중국에서 받아들인 책 외에는 그들 자신의 저작을 거의 갖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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