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66권 가운데서 낱권들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오기 시작한 것은 1882년부터였다. 로스 목사를 중심으로 매킨타이어(John Macintyre), 이응찬(李應贊), 백홍준(白鴻俊), 서상륜(徐相崙), 이성하(李成夏) 등이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을 각각 개별 낱권으로 번역해서 출판한 것이 1882년이었다. 그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 세기가 지났다. 우리말 성서 번역의 한 세기 역사에는 성격상 몇 개의 마디와 매듭들이 있었다. 먼저 성서공회가 신·구약 성서를 완역해 낸 1911년은 우리말 성서 번역사에 있어서 획기적인 시점으로 볼 수 있다.
1882년부터 1911년까지는 '신약 낱권 번역시대'라고 특징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기에 신약 27권이 낱권으로, 또는 몇몇 낱권의 합본으로 출판되었기 때문이다. 열거해 보면, 로스 팀의 번역들로서,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1882), 「예수셩교요안복음젼셔」(1882), (1883), 「예수셩교요안복음젼」(1883), 「예수셩교셩셔말코복음」(1884), 「예수셩교셩셔맛복음」(1884), 「예수셩교셩셔요안복음이비쇼셔신」(1885) 등을 들 수 있다. 이렇게 하여, 1887년에는 우리말로 번역된 최초의 완역 신약 「예수셩교젼셔」가 나온다.
로스 번역팀의 번역 외에도, 이수정(李樹廷)의 낱권 번역도 괄목할 만하다. 현토한한신약성서(懸吐漢韓新約聖書)로 알려진 '新約聖書馬太傳'(1884), '新約聖書馬可傳'(1884), '新約聖書路加傳'(1884), '新約聖書約翰傳'(1884), '新約聖書使徒行傳'(1884)이다. 이수정은 이것에 이어 마가복음 번역 「신약마가젼복음셔언 」(1885)를 내놓았다.
로스역과 이수정역이 중국과 일본에서 이루어진 것인 데 반하여, 국내에서도 낱권 번역이 나오기 시작한다. 상설성경실행위원회(常設聖經實行委員會, The Permanent Executive Bible Committee) 산하 성경번역자회(聖經飜譯者會, The Board of Official Translators)에서 번역한 것으로서,
(1887), 「누가복음젼」(1890), 「보라달로마인셔 保羅達羅 馬人書」(1890), 펜윅의 「요한복음젼」(1891), 「마태복음 馬太福音」(1892), (1892), 펜윅의 (1893), '마태복음'(1895), '요한복음'(1896), 「바울이갈라대인의게편지」(1897), 「야곱의공번된편지」(1897), 「베드로젼셔」(1897), 「베드로후셔」(1897), 「마태복음」(1898), 「마가복음」(1898), 「누가복음」(1898), (1898), 「로마인셔」(1898), 「고린도젼셔, 고린도후셔」(1898), 「필닙보인셔」 (1898), 「데살노니가인젼후셔」(1898), (1898), 「듸이모데젼셔, 듸이모데후셔, 듸도셔, 빌네몬」(1898), (1898), 「요한일이삼유다셔」(1898), 「에베소인셔」(1899), (1900) 등이다. 1900년에는 드디어 「신약젼셔」 완역본이 나온다. 이것이 나오기 전까지 신약의 경우는 거의 모든 책들이 이처럼 먼저 낱권으로 출판되어 나왔었다. 스코틀랜드성서공회의 후원을 받은 로스역 번역진의 번역이나, 우리 나라에 와 있던 영국성서공회와 미국성서공회의 공인 번역 역시 신약의 경우 낱권 번역이 완료되는 대로 출판하였다.
구약의 경우에도 낱권 출판을 볼 수 있다.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시편촬요」(1898), 「창셰긔」(1906), 「시편」(1906), 「언」(1907), 「삼우엘젼후」(1907), 「말나긔」(1907), 「출애굽기」(1907), 「렬왕긔샹하」(1908), 「이사야」(1908), 「삼우엘젼」(1910) 등이 나온 다음에, 1911년에 「구약젼셔」가 나온다. 구약의 경우는 39권의 개별 출판보다는 39권 합본 구약전서 출판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 같다. 1911년 에 미국성서공회는 우리말 구약전서를 상(창세기-역대하), 하(에스라-말라기) 두 권으로 출판해냈다.

1882년부터 1911년까지를 달리, '성서중역(重譯)시대'라고 말할 수도 있다. 여기서 중역이라 함은 성서를 원문에서 직접 번역하지 아니하고, 다른 번역에서 거듭 번역하는 것을 일컫는다. 우리말 성서가 번역되어 나오던 초창기에는 피득(彼得 A.A.Peters)씨와 같은 러시아 태생의 유대인, 그리고 성 서언어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던 게일(S.Gale)씨와 같은 이들이 번역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어서 히브리어 원문을 다룰 수 있는 이들이 없지는 않았으나, 우리말 구약전서는 여러 면에서, 1901년에 미국에서 나온 「미국표준역」(American Standard Version)을 기초 본문으로 삼고 그 밖에 주로 한문 성서를 참고한 중역의 흔적이 짙다.

번역에 참여한 이들이 그 기능에 있어서 두 부류로 나누어지는 것도 이 시기의 특징이 다. 즉 한 부류의 번역자들은 성서 원문이나 번역 대본이 되던 영·미 계통의 번역본을 번역하던 이들로서, 선교사들이 이 역할을 맡았었다. 그리고 또 다른 부류의 번역자들은 중국어 성서나 일본어 성서를 우리말로 번역하던 이들로서 우리말을 모국어로 사용하던 우리 나라 학자들이었다. 번역진들이 원문이나 중역 대본의 서양 언어를 다루던 외국인 전문가들과, 한문 성서나 일본어 성서에서 번역하여 선교사들의 번역과 대조하면서 번역된 본문을 우리말로 다듬던 우리 학자들로 나뉘어져 있었다는 것은 성서언어와 우리말을 함께 다룰 수 있는 번역자가 없었던 당시 사정을 반영한다.